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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봄배구·1만명 응원 '달콤한 여정'은 끝, '이제는 국가대표' 정호영·이선우 "VNL 승리로 자신감을"

7년 만의 봄 배구, 1만3000여 관중 열광케 한 정관장 선수들이 휴가를 떠났다. 하지만 쉴 수 없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국가대표팀에 소집된 미들블로커 정호영과 아웃사이드 히터 이선우다. 정호영과 이선우는 현재 진천 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국가대표팀에 합류, 5월 열리는 2024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를 위한 담금질에 들어간다. 정호영과 이선우는 지난 시즌 생애 첫 봄 배구를 경험했다. 2019~20시즌 데뷔한 정호영은 5시즌 만에, 이듬해(2020~21시즌) 프로 유니폼을 입은 이선우도 4시즌 만에 봄 내음을 느꼈다. 그 사이 정호영은 팀의 핵심 미들블로커로 성장했고, 이선우는 아웃사이드 히터와 아포짓 스파이커를 오가며 조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정호영은 지난 시즌을 두고 "차분하게 성장한 시즌이었던 것 같다"라고 총평했다. 그는 "'이단 연결' 등 기록지에 안 나오는 세세한 경기력이 이전보다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서브나 네트 플레이 등 자신이 없던 플레이들도 연습을 많이 한 덕에 나아졌다. 이젠 내 서브 차례가 되면 재밌다. 봄 배구까지 내겐 정말 소중한 시즌이었다"라고 전했다. 이선우도 "개인적으로 레프트(아웃사이드 히터)로 코트에 있었던 시간은 많지 않아 아쉽다. 하지만 팀이 봄 배구에 진출하기 위해 서브나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며 조금이나마 도움이 돼 민족스럽다"라고 돌아봤다. 그는 "첫 봄 배구 무대는 정말 설레더라. 팬들의 응원이 대단해서 놀랐다. 다시 뛰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라면서 "봄 배구가 간절했던 언니들의 눈물을 보면서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열심히 해서 더 높은 곳에 오르고 싶다"라고 말했다. 활약에 힘입어 두 선수는 태극마크까지 다시 달았다. '새 사령탑'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16일 인도네시아로 떠나기 전 진천 선수촌에 일시적으로 합류한 두 선수는 감독과 면담을 한 차례 가진 뒤 다시 정관장에 합류해 인도네시아 일정을 소화했다. 22일 귀국한 두 선수는 하루 휴식 후 국가대표팀에 합류한다. 새 감독과의 호흡에 기대가 크다. 정호영은 "모랄레스 감독과 한 차례 면담을 했는데 섬세하고 따뜻한 분인 것 같다. 하지만 확실한 강단도 있는 분 같다.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게 기대가 된다"라고 전했다. 이선우도 "공감을 많이 해주려고 노력하시는 것 같다. 많은 것을 배웠으면 좋겠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각오도 남다르다. 현재 여자배구 대표팀은 큰 위기에 몰려 있다. 최근 VNL에서 승리없이 27연패를 기록했고, 지난 두 시즌에선 모두 전패를 기록했다. 올해까지는 성적과 관계없이 출전권을 보장받았지만, 이번 시즌까지 부진한다면 하위리그인 발리볼챌린지컵까지 강등될 수 있다. 두 선수는 물론 대표팀 선수들의 어깨가 무겁다. 정호영은 "지금 우리 대표팀 선수들에겐 승리가 가장 큰 약인 것 같다. 자신감을 되찾고 좋은 경기를 하고 오는 게 목표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이선우는 "이번이 세 번째 국가대표인데, 매년 아포짓으로만 갔다. 키도 큰데 빠르고 수비도 잘하는 외국 선수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는데, 좋은 모습으로 내 경쟁력을 증명해서 승리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윤승재 기자 2024.04.23 10:04
스포츠일반

"목표는 금메달 5개" 한국양궁, 파리 올림픽 목표도 '세계최강' 다웠다 [IS 예천]

“목표는 금메달 5개, 꼭 따서 돌아오겠습니다.”2024 파리 올림픽에 나설 대한민국 양궁 국가대표팀이 확정됐다. 국제대회 메달보다 더 어렵다는 태극마크 경쟁을 이겨낸 남·여 6명의 선수들이 파리로 향한다. ‘세계최강’ 한국양궁답게 선수들과 감독들은 저마다 올림픽 정상을 목표로 제시했다. 대한양궁협회는 11일 경북 예천 진호국제양궁장에서 끝난 2024 국가대표 최종 2차 평가전을 통해 파리 올림픽 양궁 국가대표 최종 엔트리를 확정했다. 최종 엔트리는 지난 1~3차에 걸친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한 국가대표 남·여 8명이 최종 1차 평가전과 최종 2차 평가전까지 거쳐 확정됐다. 치열한 경쟁을 이겨낸 국가대표는 남자 리커브 김우진(32·청주시청)과 이우석(27·코오롱) 김제덕(20·예천군청), 여자 리커브 임시현(21·한국체대)과 전훈영(30·인천광역시청) 남수현(19·순천시청)이다.남자부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멤버들이 모두 출전한다. 평가전 1위는 김우진이 차지했다. 그는 3차 선발전을 2위로 통과한 뒤 최종 1차 평가전과 2차 평가전(배점 각 8점)을 합한 점수에서 남자부 1위에 올랐다. 2016년 리우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에 이어 3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누빈다. 김우진은 리우와 도쿄올림픽 대회 모두 남자단체전 금메달을 차지했다. 올림픽 3회 출전은 남자 양궁 역대 최다 타이다. 김우진은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다들 고생했다는 말을 하고 싶다. 이번이 세 번째 올림픽이다. 지난 리우와 도쿄에 이어 이번 대회 단체전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면서 “개인전에선 아직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파리에선 무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2관왕(남자단체·혼성단체)과 남자개인 동메달을 차지한 이우석은 남자부 2위로 파리로 향한다. 올림픽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12년 만에 처음으로 올림픽에 출전하게 됐다. 김제덕 선수와 김우진 선수가 쏘는 거 보면서 잘 따라가도록 하겠다”며 “작년에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다. 컨디션을 유지하자는 생각으로 했다. 그동안 안 힘들었다고 하는 건 거짓말이다. 울기도 많이 울었다. 그 시간이 있기 때문에 지금 단단하게 이 자리에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남자부 막내 김제덕은 도쿄 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누빈다. 3차 선발전에서 1위에 오른 뒤 최종 1차 평가전에서도 배점 7점을 받아 2위였지만 마지막 최종 2차 평가전에서 순위가 다소 떨어졌다. 김제덕은 지난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 남자단체전과 혼성단체전 2관왕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김제덕은 “도쿄 올림픽에 이어 이번 파리 대회까지 출전할 자격이 주어졌다. 지난 올림픽과 똑같은 마음가짐이다. 김우진 선수, 이우석 선수 모두 같이 시합을 했던 선수 중 손꼽히는 선수들이고 실력도 월등하다. 도쿄 때처럼 배워야 하는 마음가짐 잊지 않고, 그 마음가짐으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여자부는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여자단체·혼성단체·여자개인)에 올랐던 임시현을 필두로 전훈영과 남수현이 올림픽 무대에 나서게 됐다. 이들 모두 올림픽은 이번이 처음이다.임시현은 3차 선발전 1위에 이어 최종 평가전에서도 월등한 실력을 자랑하며 여자부 전체 1위로 파리행을 확정했다. 명실상부한 에이스로서 전훈영, 남수현과 함께 올림픽 여자 단체전 10연패라는 대업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도 맡았다.임시현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국가대표에 선발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올해도 열심히 해보겠다. 올림픽은 처음 나가게 됐다. 아시안게임 준비한 거 못지않게 준비할 거다. 모두가 서고 싶은 자리인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사람인지라 항상 잘 쏘진 않더라(웃음). 선발전을 통해 겸손을 많이 배웠다. 열심히 하면 여자단체전 10연패도 충분히 가능할 거라고 본다”고 했다.전훈영도 여자부 2위로 생애 첫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2012년 아시아그랑프리 2차대회 2관왕(여자단체·여자개인), 2014년 세계대학선수권대회 2관왕(여자단체·혼성단체)을 달성했지만 올림픽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다.미디어데이에 나선 전훈영은 “올림픽 대표로 선발돼 영광스럽다. 준비 잘해보겠다”며 “체력적인 부분을 많이 준비했다. 욕심을 버리고 차분하게, 천천히 하자고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국가대표가 되는 과정이 힘든 것보다는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하려고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남수현은 양궁 국가대표 막내로 파리행에 나선다. 지난해 대통령기전국남녀양궁대회 여자단체전 은메달, 전국체육대회 여자단체·여자개인전 은메달을 차지했다. 3차 선발전에서 6위로 올라 최종 평가전에서 뚜렷한 상승세를 통해 당당히 파리행을 확정했다.남수현은 “올림픽을 목표로 선발전에 임했는데, 정말 선발돼서 기쁘다. 열심히 준비해보겠다”며 “올림픽에 처음 나가는 거니까 언니들 하시는 거 많이 배우면서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묵묵하게 해야할 일을 하겠다. 같은 소속인 (이)은경 언니께 많이 배웠다. 조언도 많이 해주셨고, 힘들 때마다 마음을잡고 끝까지 할 수 있었다. 감독님도 자세도 섬세하게 봐주셨다. 덕분에 좋은 결과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양궁 대표팀을 이끌고 파리로 향하는 홍승진 총감독은 “선발전을 거쳐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선수들 모두 축하한다”며 “원래 남자팀 감독으로 가서 3관왕이 목표였는데, 협회에서 큰 짐을 짊어지게 했다(웃음). 올림픽 목표는 금메달 5개다. 꼭 해서 돌아오겠다”고 자신했다.이어 홍 감독은 “한국양궁은 (메달보다) 평가전이 더 힘들다는 거 다 알고 계실 거다. 다 믿는 선수들이다. 선수 6명과 지도자 5명이 하나가 된다면 여자 단체전 10연패, 남자 단체전 3연패, 혼성 단체전, 개인전 남·녀 모두 (금메달을) 가져올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예천=김명석 기자 2024.04.11 19:29
배구

[IS 인터뷰] '압도적 신인왕' 김세빈 "올 시즌 점수는 50점...정민 언니 블로킹 연구한다"

"저는 올 시즌 50점입니다." 도드람 2023~24시즌 V리그 최고의 신인으로 인정받은 김세빈(19·한국도로공사)이 자신에게 준 점수다. 그는 "더 잘 하고 싶어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세빈은 8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열린 V리그 시상식에서 여자신인상을 수상했다. 기자단 투표 31표 중 30표를 득표하며 GS칼텍스 세터 이윤신을 제쳤다. 2017~18시즌 이후 6시즌 만에 미들블로커 포지션 신인상에 올랐다. 김세빈은 신인왕 레이스를 독주했다. 여자 신인 선수 중 유일하게 소속팀에서 주전 미들블로커 자리를 차지했다. 팀 내 국내 선수 중 2번째로 많은 득점(200)도 해냈다. 미들블로커에게 가장 중요한 임무인 속공 공격과 블로킹에서 유독 돋보였다. 블로킹은 세트당 0.596개를 기록하며 이 부문 5위, 속공 성공률도 44.38%를 기록하며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월 27일 열린 올스타전에서 신인 선수 중 유일하게 출전하기도 했다. 김세빈은 시상식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입단할 때는 신인상 수상을 예상하지 못했다. 그저 열심히 해서 '받고 싶다'라는 생각만 했다"라며 쑥스럽게 말했다. 신인상 수상 0순위로 꼽힌 상황에 대해서 "솔직히 조금 수상할 것 같긴 했다"라며 웃어 보였다. 김세빈에게 2023~24시즌 자신에게 주는 점수를 묻자 그는 "50점"이라고 했다. 정규리그 막판에도 같은 생각을 전한 바 있다. 김세빈은 "솔직히 코트 안에서 미숙한 부분이 많았다. 범실 관리도 잘 못했다. 실수하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 한 것도 있다. 부족한 게 많았고, 그래서 다음 시즌 더 잘 하고 싶은 마음에 50점이라고 답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세빈은 현역 시절 미들블로커였던 김철수 현 한국전력 단장의 딸이다. 그의 어머니는 실업배구 한일합섬에서 아포짓 스파이커로 뛰었던 김남순 전 여자 국가대표팀 코치다. '배구 패밀리' 일원인 김세빈은 이날 시상식 단상 위에 올라 꽃다발도 안긴 김철수 단장에 대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같은 말을 너무 많이 하신다"라며 귀여운 투정을 보이기도 했다. 김세빈은 더 발전하고 싶다. 5위에 오른 블로킹 순위도 끌어올리고 싶다. 김세빈은 올 시즌 이 부문 1위에 오른 최정민(IBK기업은행)은 언급 "언니가 블로킹하는 모습, 손 모양을 영상을 찾아 본다"라고 했다. 속공뿐 아니라 이동 공격까지 장착하기 위해 궁리 중이기도 하다. 그는 "이동 공격을 잘 하는 언니들 영상을 보면서 본받으려고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인상을 받고, 리그 정상급 선수와 스타로 올라서는 사례도, 주전에서도 밀리는 사례도 많다. 김세빈도 진짜 시험대에 섰다. 자신이 이겨야 하는 경쟁자들의 플레이를 공부하는 투지와 승부욕이라면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갈 수 있을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08 18:55
스포츠일반

[IS 인터뷰] 2년 차 세계랭킹 1위 김길리가 그리는 “나만의 레이스”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김길리(20·성남시청)가 시니어 2년 차에 세계랭킹 1위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그는 화려했던 2023~24시즌을 돌아보며 “아직 이루지 못한 김길리만의 레이스를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김길리는 2023~24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의 ‘에이스’였다. 그는 남자부 박지원(28·서울시청)과 함께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시리즈에서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6차례 월드컵 시리즈에 모두 출전, 금메달 7개(1000m 3개·1500m 4개)를 목에 걸며 시즌 내내 1위 자리를 지켰다. 결국 김길리는 시즌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크리스털 글로브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시니어 데뷔 시즌인 지난해 월드컵 종합 4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였는데, 1년 만에 정상을 차지한 것이다.김길리의 기세는 세계선수권에서도 증명됐다. 그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2024 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1개(1500m) 은메달 1개(1000m)를 목에 걸었다. 지난해 같은 대회에선 개인전 노메달에 그쳤는데, 1년 만에 세계 정상급 선수로 우뚝 섰다. 시즌을 마친 뒤 최근 서울 모처에서 본지와 만난 김길리는 “굉장히 만족스러운 시즌이었다. 작년에 부족했던 점을 보완하려고 노력했는데, 그 결실이 나왔다”라며 미소 지었다.지난 시즌 ‘스피드’와 ‘침착함’이 부족했다고 설명한 김길리는 “작년에 한 경기 한 경기에만 집중하다 보니 경기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게 있었다. 하지만 항상 시합마다 새로운 걸 얻어가는 즐거움이 있다”면서 “아직 이뤄야 할 목표도 많이 남았다. (여러 기록을) 깰 생각을 하니 즐겁다”라고 말했다.올 시즌 김길리의 레이스를 대표하는 건 막바지 추월이다. 그는 세계선수권 1500m 결승전에서 마지막 바퀴까지 3위였지만, 크리스틴 산토스-그리스월드(미국) 하너 데스멋(벨기에)이 경합을 벌이는 틈 사이로 과감하게 인코스 추월하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산토스-그리스월드와 데스멋은 월드컵 시리즈에서 각각 2위, 4위에 오른 실력자들이다. 김길리는 이런 경쟁자들을 상대로 여러 차례 역전극을 펼친 바 있다. 그에게 ‘람보르길리(람보르기니+김길리)’라는 별명이 붙여진 이유다.김길리는 이런 레이스에 대해 “그전까지 항상 맨 앞에서 서두르다가 마지막에 (좋은) 결과를 놓친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차분하게 경기 흐름을 읽으면서 ‘내 레이스’를 할 수 있게끔 노력했다”면서 “막바지 아웃코스나 인코스 추월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나는 마지막에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항상 있어서, 그런 레이스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세계랭킹 1위의 김길리는 다가오는 2024~25시즌 자신의 헬멧에 ‘1’이라는 숫자를 달고 뛴다. 가뜩이나 선수 간 견제가 심한 쇼트트랙에서, 더욱 주목받을 만한 위치에 선 것이다. 그럼에도 김길리는 상대와의 승부를 기다린다. 그는 “(1번을 달고 뛰는 게) 정말 신기할 것 같다”면서 “같은 상대여도, 매 레이스마다 경기 흐름이 다르다. 그런 새로운 레이스에 대한 기대감이 항상 있다”라며 자신감과 투쟁심을 함께 드러냈다.올 시즌을 1위로 마친 김길리의 차기 시즌 보완점은 무엇일까. 그는 “높은 스피드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체력이 필요하다. 속도도 아직은 외국 선수들에 비해 뒤처지는 부분이 있다. ‘무조건 1등 할 수 있겠다’라는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나는 여전히 부족한 게 많다고 본다”라고 말했다.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김길리는 차기 시즌 국가대표팀에 자동 선발됐다. 때문에 오는 5일부터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장에서 열리는 2024~25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그는 “레이스에 출전하지는 않지만, 선발전 현장을 갈 것이다. 선배들의 레이스를 보고 배워야 한다”라며 눈빛을 반짝였다. 끝으로 그는 “내가 이번에 이뤄낸 것들은 이미 언니들이 다 경험해 본 것들이다. 다가오는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AG),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등에서 꼭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면서 “아직 보여드리지 못한 퍼포먼스가 많이 있다.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게 최우선 목표지만, 오랫동안 나만의 모습을 상위권에서 계속 보여주는 게 진짜 내 꿈”이라고 강조했다.고려대 국제스포츠학부 2학년에 재학 중인 그는 학업에도 신경 쓸 나이다. 기자가 ‘학업은 어떤가’라고 묻자, 김길리는 “아직은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게 더 즐겁다”라고 솔직하게 답했다.김우중 기자 2024.04.05 08:00
배구

스파이크 같은 하이파이브···왕조 건설한 현대건설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한 프로배구 현대건설 선수들은 강성형 감독을 신나게 '폭행'했다. 우승 세리머니였다. 이날 뿐 아니라 강 감독의 손바닥은 시즌 내내 얼얼했다. 하이파이브를 나눌 때, 현대건설 선수들은 감독의 손바닥을 '스파이크'했다. 선수들은 밝은 표정으로 때리고, 강 감독 표정이 일그러지는 건 현대건설을 상징하는 장면이 됐다. 2023~24 V리그 여자부 통합 우승팀 현대건설의 팀 분위기가 이렇다. 현대건설은 지난 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챔프전 3차전을 세트 스코어 3-2로 이겼다. 2015~16시즌 이후 8년 만에 챔프전을 제패한 현대건설은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이뤄냈다. 2019~20시즌, 2021~22시즌 두 차례나 정규시즌 1위에 오른 현대건설은 코로나19 여파로 챔프전이 열리지 않아 왕좌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 우승으로 진정한 왕조를 건설했다. 현대건설은 이번 시즌 우승 후보가 아니었다. 김연경(흥국생명) 영입을 추진하는 사이, 주장 황민경이 IBK기업은행으로 이적했다. 김연경 영입도 결국 무산됐다.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윤과 고예림은 시즌 초반 부상을 입었다.그러나 국가대표 출신 양효진과 이다현(이상 미들 블로커) 김다인(세터)이 중심을 잡았다. 부상 선수들도 속속 돌아왔다. 챔프전 최우수선수(MVP) 모마 바소코(카메룬)가 정규시즌 득점 4위, 성공률 3위에 오르며 공격을 책임졌다. 아시아쿼터 위파위 시통(태국)이 약점이었던 아웃사이드 히터의 한 자리를 훌륭하게 메웠다. 현대건설이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 아성을 깨고 우승한 원동력은 수평적인 문화와 유연한 팀 분위기였다. 현대건설의 세 차례 챔프전 우승을 모두 경험한 양효진과 황연주 등 베테랑은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후배들과 소통한다. 이다현은 "경기에 뛰는 7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어린 선수다. 후배들이 의견을 낼 수 있게 언니들이 친구처럼 물어봐 주신다. 소통이 잘 이뤄진다"고 전했다.20대 초중반 김다인과 이다현, 정지윤은 2년 전 유튜브 채널(현미밥즈)을 개설, 경기장 밖 다양한 모습을 공개하고 있다. 경직된 조직이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선수들과 격의 없이 지내는 것으로 유명한 강성형 감독의 리더십도 이런 분위기를 형성한다. 양효진은 "감독님이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셔서 선수들끼리 많이 대화한다. 자유롭게 소통하는 게 팀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이게 팀을 더 강하게 만든다"고 밝혔다. 이다현도 "친구 같은, 아빠 같은 감독님이다. 권위적이라면 우리가 말하지 못할 텐데 의견을 물어봐 주신다"라고 덧붙였다. 강성형 감독은 "선수들 나이만 한 딸(1999년생)이 있다. 딸에게 '이런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본다"고 귀띔했다. 외국인 선수도 현대건설의 팀 문화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양효진은 "처음엔 모마가 이런 우리의 모습을 불편해했다. 이제는 모마 성격이 활발해졌다"며 "위파이는 '쟤 한국 사람 아니야?'라고 할 정도다. 지난해 우리 팀이 화려하고 압도적이었다면, 올해는 끈끈함이 있다"고 말했다. 프런트의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윤영준 구단주를 비롯해 이영호 단장, 박원철 부단장이 선수단을 세심하게 챙긴다. 구단 관계자는 "프런트와 현장의 소통이 활발하다. 사무국이 선수단에 맞춰 함께 움직인다"면서 "숙소 생활과 식당 만족도가 높아지는 등 여러 측면에서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24.04.03 06:43
골프일반

오수민 2관왕, 무서운 아마추어 맞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4시즌 개막전에서 3위에 오른 오수민(15)이 태극마크를 달고 2관왕에 올랐다. 오수민은 지난 23일(한국시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클리어워터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44회 퀸 시리키트컵 아시아-태평양 여자아마추어 골프팀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1~4라운드 합계 5언더파 283타로 우승했다. 오수민은 대회 마지막 날에 무려 7타를 줄여 세라 해밋(호주)을 4타차로 따돌렸다. 이효송이 3위(1오버파 289타), 김시현이 4위(2오버파 290타)를 차지했다. 오수민은 또 이효송, 김시현과 팀을 이룬 단체전에서도 합계 9언더파 567타를 써내 일본(2언더파 574타)을 제치고 우승했다. 한국이 이 대회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휩쓴 것은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오수민은 "첫날 성적(76타)이 저조해서 걱정을 조금 했지만, 선수들끼리 서로 격려해 주고 힘을 북돋워져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국가대표 첫해인데 이렇게 큰 대회에 단체전과 개인전을 모두 우승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오수민은 이달 고등학교에 입학한 아마추어 선수다. 지난 10일 막을 내린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에선 첫 우승을 달성한 김재희(17언더파 271타)만큼이나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아마추어 초청 선수로 참가하는 그는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를 쳐 김재희-방신실(16언더파 272타)에 이어 3위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대회 셋째 날엔 '공동 2위' 김재희와 방신실에 3타 차 앞선 단독 선두를 달리기도 했다.유망주 오수민은 지난해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8월 송암배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고, 5월에는 KLPGA 투어 교촌 1991 레이디스 오픈에서 300야드가 넘는 장타를 날리며 공동 9위에 오르기도 했다. 신장 1m 73cm의 오수민은 프로 언니들을 뛰어넘는 비거리를 자랑한다. 초등학교 2학년 때 골프채를 처음 잡은 오수민은 타이거 우즈를 뛰어넘는 게 목표다. 이형석 기자 2024.03.24 11:15
LPGA

'AG 은메달' 임지유, KLPGA 돌풍 예고 "김민별·황유민·방신실 언니들처럼"

국내외 각종 아마추어 대회를 휩쓴 임지유(19·CJ)가 올 시즌 한국여자골프(KLPGA) 투어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5살 때 외할머니를 따라간 연습장에서 처음 골프채를 잡은 임지유는 그때부터 골프 선수가 되기 위해 여름, 겨울마다 3개월씩 전지훈련을 다녔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잠재력을 인정받은 임지유는 'KLPGA 2019 회장배 여자아마골프선수권대회 중고대학부'에서 우승했다.이어 추천선수로 참가한 KLPGA 투어에서도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2022시즌 ‘DB그룹 제36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서 공동 7위를 기록한 데 이어 2023시즌 ‘제9회 교촌 1991 레이디스 오픈’ 공동 12위, ‘제12회 KG 레이디스 오픈’에서는 공동 15위를 기록하는 등 쟁쟁한 선배 선수들 사이에서 주눅들지 않고 좋은 활약을 펼쳤다. 임지유는 “KLPGA투어는 코스 세팅이나 코스 자체의 난도가 완전히 다르다고 느꼈다”라면서 “좋은 성적을 거둔 대회뿐만 아니라 컷탈락 했던 대회에서의 경험도 앞으로 나아갈 길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국제 무대에서도 임지유의 활약은 이어졌다. 지난해 4월 ‘오거스타 내셔널 여자 아마추어 골프대회’에서 공동 5위에 올라 한국 선수 최고 성적을 기록했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골프 대표팀 출전해 단체전 은메달 따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태극마크를 단 것이 아마추어 시절 가장 뜻깊은 순간이었다“라고 말한 그는 “대회 첫날 코로나19에 걸려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 해 아쉬움이 많이 남았지만, 큰 무대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올림픽에도 출전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임지유는 우수한 성적으로 프로 전향에 성공했다. 지난해 10월 진행된 정회원 선발전에서 2위의 성적으로 정회원 자격을 획득했고, ‘KLPGA 2024 정규투어 시드순위전 본선’에서 10위를 기록하며 2024시즌 루키 돌풍을 예고했다.그는 “지금까지 많은 경험을 했지만 정회원 선발전이 가장 떨리고 힘들었다”라면서 “당시 샷감도 안 좋았는데 꼭 이겨내야 할 숙제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고, 부모님이나 주변에서 많은 응원을 보내줘서 힘을 낼 수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임지유는 자신의 강점으로 장타를 꼽았다. “2023시즌을 앞두고 장타 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비거리를 20야드가량 늘렸다. 지금은 드라이브 비거리를 260야드까지 끌어올려서 자신 있게 강점으로 장타로 꼽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태국으로 전지훈련을 다녀온 임지유는 “KLPGA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쇼트게임을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훈련의 80% 이상을 쇼트게임에 할애하고 있다”라면서 “장기적으로는 강하면서도 부드러움을 모두 갖춘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올 시즌 임지유의 목표는 우승과 신인상이다. 임지유는 “작년에 루키 3인방으로 활약한 김민별, 황유민, 방신실 언니를 보면서 루키도 저렇게 잘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나도 언니들처럼 2024시즌에 멋진 활약을 펼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신인상과 첫 우승을 목표로 최선을 다해보겠다“라고 포부를 전했다.한편, 지난 2주간 해외에서 펼쳐진 2024시즌 KLPGA투어는 2주 간의 휴식을 가진 뒤 오는 4월 4일부터 나흘간 펼쳐지는 국내 개막전 ‘두산건설 We’ve 챔피언십’으로 돌아온다.윤승재 기자 2024.03.20 10:04
배구

웃고 있는 베테랑 군단 보며 깜짝 놀란 이다현, 트라우마는 없다..."우리도 그런 모습으로 가는 길"

프로 데뷔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챔프전) 출전을 앞둔 이다현(23)은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이다현은 18일 서울 호텔 리베라 청담에서 열린 2023~24 도드람 V리그 포스트시즌(PS) 미디어데이에 참석했다. 현대건설의 정규리그 1위를 이끈 주역 중 한 명인 그는 이날 '봄 배구' 무대를 향한 각오를 진솔하게 전했다. 현대건설은 극적으로 1위를 확정했다. 지난 16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3-1로 승리하며, 꼭 필요했던 승점 3을 확보했다. 최종 전적은 26승 10패, 승점 80이었다. 만약 5세트 승부를 치렀다면, 승점 2 추가에 그치며 흥국생명과 같은 승점(79)을 기록하게 됐다. 이 경우 28승(8패)을 거둔 흥국생명에 다승에서 밀리며 1위에 오르지 못했다. 이다현은 페퍼저축은행전을 돌아보며 "승점 3을 무조건 따야 하는 상황에서 1세트를 내줬다. 우리 리듬이 나쁘진 않았다. 상대가 잘 했다고 생각하고, 부담을 내려놓았다. 페퍼저축은행이 리시브가 잘 되고 있다는 걸 알고, 1세트가 끝난 뒤 전략을 바꾼 게 주요했다"라고 돌아봤다. 현대건설은 징크스를 지웠다. 2019~20시즌과 2021~22시즌 1위를 차지했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리그가 중단되거나 포스트시즌이 열리지 않으며 통합 우승 기회를 놓쳤다. 지난 시즌은 막판에 경기력이 떨어지며 흥국생명에 2위를 내줬다. 챔프전 직행은 2010~2011시즌 이후 13시즌 만이다. 이다현은 "그동안 1위를 하고도, 챔프전이 열리지 않거나, 막판에 놓친 시즌이 있었다. 그래서 더 정규리그 1위가 간절했다. 팀원들이 뭉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현대건설은 100% 전력으로 PS를 치르기 어려운 상황이다. 팀 리더이자 주전 미들블로커 양효진이 목 부위 디스크 증세로 주춤하다. 정규리그 막판, 수비 기여도가 높은 위파위 시통이 부상으로 이탈한 사이 급격히 흔들렸던 현대건설이다. 이다현은 프로 무대 데뷔 뒤 5시즌을 치르며 국가대표 미들블로커로 성장했다. 하지만 챔프전 출전은 앞서 언급한 '불운' 탓에 첫 출전이다. 의욕이 남다르다. 이다현은 "배구는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개인 역량보다 팀워크가 더 중요하다. 자신에게 공격 기회가 왔을 때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양)효진 언니 컨디션이 안 좋은 건 6라운드 초반부터 느꼈다. 내가 더 많은 공격을 할 수 있도록 (세터) 다인 언니와 얘기를 많이 할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이다현은 데뷔 첫 PS 무대였던 지난 시즌(2022~23) 플레이오프(PO)에서 패배감을 느꼈다. 베테랑이 많은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의 여유 있는 플레이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시리즈 전적 2전 2패로 탈락한 것. 1년 전 PO 경험은 이다현에게 자양분이 됐다. 그는 "한국도로공사가 챔프전을 치르는 경기를 많이 봤다. (도로공사) 언니들은 우리(현대건설)과 경기를 하기 전에도 모두 웃고 있었다. 어떻게 그렇게 힘을 빼고 경기를 하는지 놀랐고, 배우고 싶었다"라고 전한 뒤 "우리도 그런 모습으로 가는 프로세스에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단기전은 개인 평균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팀 승리를 이끄는 선수가 등장한다. 지난 시즌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의 챔프전에선 한국도로공사 신인 아웃사이드 히터 이예림이 서브로 '게임 체인저' 역할을 했다. 이다현은 올 시즌 자신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으냐는 물음에 "결국 그런 퍼포먼스는 연습량에 비례한다고 생각한다.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청담=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3.18 18:28
프로농구

‘에이스’ 박지현이 밝힌 각성의 비결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을 믿었다”

여자프로농구(WKBL) 아산 우리은행 가드 박지현(24·1m82㎝)이 위기를 각성의 계기로 바꿨다.박지현은 지난 12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용인 삼성생명과의 우리은행 우리WON 2023~24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에서 40분간 27득점 11리바운드 12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기록했다. 1차전에서 삼성생명에 일격을 당했던 우리은행은 박지현의 활약으로 2차전에서 70-57 완승을 거뒀다. 지난 2018~19시즌 데뷔한 박지현은 PO 첫 트리플더블을 신고했고, PO 개인 최다 득점·어시스트 기록도 동시에 세웠다.국가대표 가드 박지현은 PO 시작 전까지 우리은행의 승리를 이끌 키플레이어로 꼽혔다. 그러나 삼성생명과 PO 1차전에서 그의 플레이는 실망스러웠다. 그는 같은 장소에서 열린 1차전에서 단 6득점 2어시스트를 남긴 뒤 개인 파울 5개를 범해 퇴장당했다. 종료 13.4초를 남기고 2점 뒤진 마지막 순간엔 불필요한 U파울을 범했고, 이는 팀의 패배로 직결됐다.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조차도 “(박지현의 부진은) 너무 당황스러웠다”라고 솔직히 털어놨을 정도였다. 그랬던 박지현이 단 이틀 만에 커리어 최고 경기 중 하나를 만들어냈다. ‘각성’이라는 표현이 떠오른 날이었지만, 박지현은 기쁨보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1차전 당시 부담감에 짓눌렸다고 털어놓은 그는 “(패배 뒤) 너무 괴로웠다. 팬들을 마주하기도 너무 죄송했다. 어떻게든 멘털을 바로잡기 위해 농구 영상을 보고, 언니들과 대화를 나눴다”라고 돌아봤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비결은 자신이 아닌, 그를 향한 주위의 믿음이었다. 박지현은 “솔직히 나 스스로를 믿진 못하겠다. 그런데 그런 나를 믿어주는 많은 주위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들을 믿기로 마음을 잡았다. 또 내가 못 할 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도록 더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박지현은 지난 2018~19 WKBL 신입선수선발회 전체 1순위로 우리은행에 지명, 곧바로 신인왕을 따내고 2차례 챔피언결정전 반지를 낀 에이스다. 일찌감치 국가대표에도 승선하는 등 앞으로의 한국 여자 농구를 이끌 기둥으로 꼽힌다.그러나 이런 박지현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1차전 이변의 중심에 서면서 시련을 겪었다. 2차전에서 반전을 보여주며 각성한 박지현이 얼마나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우리은행과 삼성생명은 14일 오후 7시 용인실내체육관에서 PO 3차전을 벌인다.김우중 기자 2024.03.14 06:15
스포츠일반

웹툰작가 고연수·귀화인 마후이리, 특이한 이력 달고 장애인동계체전서 '눈길'

올해로 21번째 대회를 맞은 전국장애인동계체전이 21일 막을 내린 가운데, 특이한 이력의 선수들이 동계체전 데뷔전을 치러 이목을 끌었다. 서울 이글스 소속으로 혼성 파라아이스하키 종목에 출전한 고연수(32)는 ‘연두의 재활일기’를 그린 웹툰 작가다. 지난 2020년 낙상사고로 척수손상을 입어 하반신이 마비된 고연수는 자신의 재활 과정을 만화로 그려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재활 훈련 중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파라아이스하키 동메달리스트 한민수 국가대표 감독의 권유로 아이스하키를 접한 그는 장애가 생긴 후 느끼지 못했던 ‘스피드감’에 매료돼 국가대표 선수의 꿈까지 키우며 이번 동계체전 무대를 밟았다. 고연수의 소속팀 서울 이글스는 21일 동메달을 수확했다. 마후이리(28·한국명 마혜리)도 서울 이글스 소속으로 파라아이스하키 동계체전 데뷔전을 치렀다. 대만 화교 출신 귀화인 마후이리도 장애인 스포츠를 늦게 접했다. 10대 시절 대부분을 병원에서 보낸 탓이다. 11살에 악성 골육종 3기 선고를 받은 그는 무릎을 절단하는 등의 수많은 수술과 항암치료 끝에 성인이 돼서야 퇴원했다. 이후 학업에 열중하던 그는 휠체어 수리를 하러 갔다가 우연히 알게 된 휠체어 농구를 통해 장애인스포츠에 입문했고, 뛰어난 운동신경을 바탕으로 파라아이스하키에 도전해 동계체전 동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남매가 함께 출전해 값진 성과를 얻은 이들도 있었다. 김하람(16)-김하은(13) 남매가 노르딕스키 종목에서 동계체전 데뷔전을 치렀다. 선천적 시각장애(약시) 판정을 받은 이들은 뛰어난 운동신경을 바탕으로 노르딕스키를 접한 지 2달여 만에 동계체전까지 출전했다. 쟁쟁한 형·언니들 사이에서 이들은 남자부(바이애슬론 스프린트 4.5㎞/7.5㎞)·여자부(바이애슬론 스프린트 4.5㎞/7.5㎞, 크로스컨트리 4㎞·이상 시각장애)에서 모두 4위에 오르며 성장 가능성을 증명했다. 이번 전국장애인동계체전은 알파인스키, 스노보드, 크로스컨트리스키, 바이애슬론, 아이스하키, 컬링, 빙상 등 7개 종목이 열렸고, 총 1054명(선수 486명, 임원 및 관계자 568명)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윤승재 기자 2024.02.21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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